­ ­ 책 소개

<1984>는 당 시대에 소련의 전체주의를 예측해서 미래를, 즉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재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소련이 붕괴된 지금 빅 브라더의 모습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텔레스크린으로 인해 빅브라더를 피할 수 없는 노동자들. 그들은 생각과 사상까지도 감시를 받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유 조차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진실과 감시의 경계를 넘나드는 1984!

­ ­ 독서모임 by 심사장

2052년,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요?

참석자분들 중 몇 분은 2052년쯤이면 ‘한 집에 한 명’만 사는 형태가 보편화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많아야 부부 정도가 함께 살고, 공동체나 가족이라는 개념은 점점 흐려지고, 대부분은 혼자 살아가게 될 거라는 이야기였죠. ​이런 전망이 나온 이유는, 기술이 우리 삶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당 자르비스 하나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AI가 우리 대신 정보를 수집하고 요약하고 판단해주는 사회가 올 거라고 보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사고력이나 판단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은 1998년에는 전화기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잖아요?

그걸 생각하면 앞으로 30년 뒤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예측이었습니다. 미래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인간관계와 공동체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지도 모른다고요.

​감시가 없었다면, 윈스턴과 줄리아는 사랑했을까요?

이 질문도 참 흥미로웠어요. 감시가 없는 세상이었으면, 윈스턴과 줄리아는 사랑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거든요. 억압된 사회일수록 작은 감정도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단순히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폭발할 수 있는 환경이니까요.

다른 분은 줄리아가 먼저 감정을 표현했기 때문에 사랑이 시작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워낙 폐쇄적인 사회이다 보니 마음을 나눌 기회조차 없었고, 줄리아의 용기가 윈스턴의 마음을 열어줬다는 이야기였죠. 하지만 그 사랑은 결국 배신으로 끝났고, 감시 사회는 감정조차 철저하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이 마음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만약 우리가 ‘조작된 진실’ 속에 살고 있다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현실이 정말 진실일까? 하는 의문도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뉴스나 통계, 정치 이야기들이 전부 조작돼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사실 알아차리기가 정말 어렵겠죠. 사실 뉴스를 안 본지 한 5년 정도 된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런 상황에선 ‘쎄하다’는 느낌, 직관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무조건 믿는 게 아니라,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거죠. 영화 『블랙미러』나 『트루먼 쇼』처럼, 우리가 감각하고 있는 세계 자체가 허위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떤 분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나는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번역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하셨습니다.

​현실의 프롤레타리아 계층을 보는 시선

『1984』 속에서 프롤레타리아는 그냥 ‘하층민’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그 묘사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지식인의 시선에서 다른 계급을 깔보는 듯하다는 거였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하층 여성들이 꿋꿋이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오히려 더 인상 깊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런 장면이야말로 현실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고 하셨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는 ‘101호실’

소설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가 101호실에서 윈스턴이 줄리아를 배신하는 부분입니다. 그 장면을 통해 인간이 고통 앞에서는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많은 분들이 “나는 그런 상황에서 과연 견딜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고요.

현실에서도 독립운동가나 정치범들이 겪었을 법한 고통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감시보다 더 무서운 건 스스로 분열하는 사회

요즘은 누가 감시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스스로 서로를 감시하고 미워하는 세상이 된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성별, 세대, 지역, 계층 등등으로 나뉘어 서로를 혐오하고, 알고리즘은 그런 확신만 더 강화해주고, 가짜 뉴스가 진짜처럼 받아들여지는 것도 무섭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친구였던 사람들이 정치적 견해 하나로 관계가 끊기기도 하고, 가족끼리도 상처를 주고받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단순히 의견이 다른 게 아니라, 아예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니까요.

사회 전체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된 것 같다는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어요.

생각하지 않는 문화가 만들어낸 청소년 세대

마지막으로는 요즘 청소년들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질문을 잘 하지 않고, 선생님들도 웬만하면 문제 만들지 않으려고 그냥 넘어간다는 겁니다. 뭔가 유행하면 그냥 따라가는 분위기고, “이게 중요하다더라”는 말은 하지만 왜 중요한지는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지킬 건 지켜라” 같은 말을 해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역할을 해주는 어른조차 없다는 현실이 씁쓸하다는 이야기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이렇게 『1984』 한 권을 중심으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우리 삶을 돌아보고 미래를 함께 상상해보는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 1984 주요인물 소개와 감상 by 박멀미 직원

­ ­ 『1984』, 로맨스로 읽다? by 박멀미 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