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소개

<달과6펜스>는 1919년 세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서머싯몸이 요양 중에 쓴 글입니다. 화가 폴 고갱의 삶을 모델로 썼으며 실제로 타히티 섬을 답사 하기도 했습니다. 증권 브로커인 스트릭랜드는 6펜스의 삶으로 대변되는 그의 직업을 버리고 비정상적으로까지 보이도록 열정적으로 달의 세계로 뛰어듭니다. 우리는 그를 한 시대의 광인만으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숨은 열정을 잠시나마 생각나게 하고 나 자신을 다시 찾게 합니다.

­ ­ 독서모임 by 루시랄라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나누기

 

박: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우리는 보편성의 기준을 두고 살아가지만, 스트릭랜드는 자신의 예술을 위해 보통의 기준을 과감히 버렸습니다. 저는 엄마로서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에게 부모가 있었는지, 그 영향을 받았는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이들에게도 조선의 정조와 영조의 차이를 설명해 주곤 합니다. 부모의 부재가 스트릭랜드를 평범성을 버린 예술가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결국 저는 부모라는 위치에서 생각하게 되니, 부모 역할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 그 시대에 서머싯 몸은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모든 글에는 작가의 성향이 묻어나는데, 그의 글은 냉소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차가운 숙부 밑에서 외롭게 자랐는데요. 그 경험이 글에도 반영된 것 같습니다. 또한, 그는 양성애자였지만 사교계에서는 이를 숨겼고요, 그런 점들이 그의 작품 속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스트릭랜드의 직설적이고 통쾌한 화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국 귀족 사회에서 서머싯 몸의 독특한 표현 방식이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스트릭랜드는 자신이 ‘달’에 있고, 6펜스의 세계에 속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심: 이야기의 초반부는 스트릭랜드의 작품이 위대하다는 평가로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살아 있을 때 그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의 사후에 남겨진 작품에 열광합니다. 이야기는 곧 스트릭랜드의 가정사로 이어집니다.

그의 본업은 증권 거래인이었으며, 아내와 두 명의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그의 아내조차도 남편이 너무나 평범하여 예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갑작스럽게 가족을 떠났고, 사람들은 그가 바람이 났다는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적 기준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예술을 창조하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타히티로 가 어린 현지인 여성과 함께 여생을 보냈으며, 문둥병에 걸려 시력을 잃은 상황에서도 그림을 그리며 예술혼을 불태웠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비도덕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저는 그가 가진 예술적 열정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17년이면 충분하지 않았나?”라는 그의 말이 이해되었습니다. 17년을 열정 없이 살았다면, 이제는 자신의 길을 가도 되는 것 아닌가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트릭랜드의 부인이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부재로 인한 상처와 증오심을 극복하지 못했으면서도, 남편이 죽고 유명해지자 아무렇지 않은 듯 그의 명성을 이용했습니다. 그녀의 삶은 여전히 6펜스 속에 머물러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저는 스트릭랜드의 작품 속에 담긴 그의 예술혼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싶습니다.